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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저 얻다

작성 2024.02.24분류 글주제 인간과 삶

가끔 보는 팟캐스트 채널에 “이재용”이라는 회계사가 나왔다. 그는 보통 3~4년 걸리는 CPA를 1년 안에 취득하고 메이저 회계 회사에서 근무하다 지금은 개인 사무소와 방송을 하는 듯 했다. 여러모로 배울 점이 많은 사람이었다. 그 중에 인상 깊은 말이 있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딱히 어려운 점이 없었고, 집안도 나름 준수했으며, 운 좋게 머리도 좋게 태어나 큰 고생 없이 출세했고, 지금도 잘 살고 있다. 그런데 그는 자기가 가진 게 모두 거저 얻은 것이라 표현했다. 우스갯소리로 사람들이 그에게 “삼성 이재용으로 살기 VS 그냥 살기 (동명이인 개그)” 같은 걸 물어본다고 한다. 그런데 그는 자신이 가진 건 모두 거저 얻은 것이니 삼성 회장이 가진 것도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모든 건 거저 얻은 것에 불과하고 그렇기에 남을 부러워하거나 질투할 필요가 없다.

그는 이미 많은 걸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보다 많이 가진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 그는 가진 것들이 전부 운에 의해, 어쩌다 얻게 된 것이니 남이 부럽지 않다고 한다. 다른 사람은 갖고, 자기가 못 가진 것도 마찬가지다. 그건 그 사람도 어차피 거저 얻은 것이니 부러워 할 필요가 없다. 내가 가진 것, 남이 가진 것 모두 거저 얻은 것이다. 있다고 자만할 필요도, 없다고 질투할 필요도 없다.


“음.. 그런 생각은 이런 점이 별로고, 또 저런 것도 별로인 것 같아.”

나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내가 세상에 대해 조금 아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사상을 가진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자기가 가진 사상을 근거로 타인의 사상은 이런 저런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것은 수박의 껍질만 먹고 쓰다고 뱉는 셈이다. 그가 이런 공수레 공수거 사상을 가졌다고 하여 허무주의에 빠지거나, 노력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뜻일까? 노력 없이 CPA를 1년 만에 통과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는 10시간 이상 공부하는 건 모두가 하는 것이니 경쟁력이 없다고 말했다. 그가 10시간 이상 공부하니까 할 수 있는 말이다.

모든 사상에는 좋은 점이 있다. 좋은 점만 취하고, 나쁜 것은 내버려 두는 것이 현명하다. 그의 거저 얻음 사상은 확실히 배울 점이 많다. 그건 가진 것에 감사하고, 가지지 못 한 것에 초연 한 마음이다. 조금 아는 사람은 여러가지를 본다. 많이 아는 사람은 한 가지로 세상을 본다. 일이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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