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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과 반지성

작성 2024.02.10분류 글주제 예술과 철학

“서툰데다 소심한 자는 살인을 저지르기 쉽다. 자신을 적당히 방어하고 침착하게 대처하는 것이 서툴기 때문에 적으로 간주한 이를 말살하는 것 외의 타개책을 알지 못한다.”

니체는 신이다. 그래서 죽었다. 세상에는 신이 존재할 수 없다. 인간은 신을 믿으면서 아이러니하게 신격화 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죽인다. 넷플릭스 드라마 “메시아”에선 예수의 재림을 다룬다. 한 남자가 자신을 메시아라 칭하며 기적을 행한다. 사람들은 당연히 그를 믿지 않는데, 나는 이 광경을 보면서 만약 정말 예수가 재림해도 우리가 그것을 믿을 수 있을지 생각해봤다. 아무리 생각해도 인간은 그를 십자가 못 박아 죽인 뒤 그를 숭배할 것이다. 인간의 본성은 자신보다 나은 존재를 말살하도록 설계되었다.

우리 사회가 왜 우민화되고, 반 지성주의가 판을 치는가. 원숭이들이 다른 원숭이를 사다리에서 끌어내리는 것처럼 우리 깊숙이 박힌 본능이 사회적 맥락과 융합됐기 때문이다. SNS와 알고리즘, 지나친 개인화, 부패한 정치와 언론 등 말이다.

반지성의 특성은 배타성과 공격성이다. 문화대혁명을 보자, 그리고 지금 우리 주위를 보자. 반지성은 단순히 “난 멍청하게 사는 게 좋아”같은 순수한 맥락이 아니라 “똑똑한 것들을 다 죽여서 다 같이 멍청해지자.”의 맥락이다. 지성과 반지성은 공존할 수 없다. 빛과 어둠이 공존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지성은 반지성의 어둠을 밝히려 하고, 반지성은 그런 지성의 불씨를 끄려고 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최선은 그나마 대안이 될 수 있는 지성이 반지성을 이끌거나, 지성과 반지성이 각자의 영역을 존중하는 것이다.

아쉽게도 지성은 스스로를 제약하는 성질이 있다. 그 때문에 지성은 반지성을 이길 수 없다. 진정한 지성은 기본적으로 조심스러우며 섬세하다. 지성이 자기가 옳다며 반지성을 잡아먹으려 한다면 그건 이로운 지성이라 할 수 없다. 지성을 말 그대로 반지성을 계몽(어리석음을 알게 하는 것)하는 것이며 Enlightenment (불을 밝혀 어둠에 감춰져 있던 걸 보는 것)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냉소주의나 criticism도 지성의 이로운 형태라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꿋꿋이 지성을 탐구하고, 가능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 지성은 무지성, 반지성을 이길 수 없다. 그러니 싸우려 해선 안되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방법이 있을까? 이것이 지성의 과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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