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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싱 포인트

작성 2024.01.25분류 글주제 개인과 성장

업무효율성을 해치는 요인 중 하나는 포커싱 포인트를 놓치기 때문이다. 포커싱 포인트란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집중해야 할 목표이자 핵심이다. 포커싱 포인트에 잘 집중하고 놓치지 않아야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게 마음처럼 잘 되지 않을 때가 있다.

  • 애매한 유용성과 원숭이 엉덩이 효과

요즘처럼 정보의 홍수 시대에선 이 현상이 더욱 도드라진다. 예를들어 지금 당장 갈 수 있는 맛있는 카페를 찾기 위해 인터넷에 카페를 검색했다 가정해보자. 원래 목적대로라면 근처에 카페만 검색해서 빠르게 찾고 출발하면 된다. 하지만 어느새 정신을 차려보면 커피의 역사, 카페로 100억 번 썰, 맛있는 커피 구별법, 유럽의 이색카페 등등 목적과 관련없는 정보를 탐닉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다.

인공지능과 알고리즘이 우리의 정신력을 금붕어 수준으로 만드는 일에 열중하게 되면 생기는 일이다. 우리는 저항 없이 빨려 들어가 서칭을 하게 된다. 어느새 인터넷을 켠 목표가 뭐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리고 점점 주제와는 멀어지고 어느새 푸바오가 대나무 씹어 먹는 영상을 보고 있다.

이런 미디어들은 우리의 집중력을 강탈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기에 인간이 무엇에 취약하고, 어떤 것에 매료되며, 어떤 것을 끊지 못하는 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불확실성이나 무작위성, 의도적 지연 등 여러 중독의 요건이 있지만 업무에서 포커싱 포인트를 잃는 주된 원인은 바로 “애매한 유용성” 때문인 경우가 많다. 맛있는 카페를 찾기 위해선 어쩌면 맛있는 커피를 구별하는 방법을 알아야 할 수도 있다. 어쩌면 유럽의 이색 카페를 보고 지금 가고 싶은 카페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도 있다. 그런 것들의 효용이 0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그것들은 우리를 본질에서 멀어지게 만들어 더 많은 자원을 들이게 하고, 반드시 필요하지 않는 것들을 꼭 알아야 하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애매하게 연결되어 있는 정보를 타고 타고 가다 보면 어느새 처음 주제와는 전혀 관련 없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이를 “원숭이 엉덩이 효과”라 부르겠다. 노래를 부르면 원숭이 엉덩이에서 시작해 사과와 기차를 거쳐 백두산까지 가게 된다. 연결된 요소들끼리는 관련이 있지만 단계를 건너 뛰다 보면 어느새 연관성은 제로에 수렴한다. 도대체 원숭이와 백두산이 무슨 관련이 있단 말인가?

  • 구조적 문제

위 문제를 인터넷만의 고질적인 문제라 생각하여 문제 해결을 인터넷 사용을 줄이는 것으로 한다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포커싱 포인트를 잃는 건 단지 인터넷 때문만은 아니다. 이것은 인간 뇌의 시스템 상 한계 때문에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일이다. 인간의 의지력에는 한계가 있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무작위 단어를 주고 그것을 기억하고 있으라 지시한 뒤 문제를 풀게 했다. 그랬더니 지시를 하지 않았을 때보다 정답률이 현저히 떨어졌다. 인간의 뇌에는 시스템 1과 시스템 2이 있는데 시스템 1은 인지 편향을 발생하게 하는 자동적 사고를 담당하고, 시스템 2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담당한다. 시스템 2는 쉽게 과열되고 동시에 여러가지 일을 수행할 수 없다. 때문에 시스템 1은 시스템 2가 과열되지 않도록 대부분의 일을 위임받아 자동적으로 수행한다. 문제는 시스템 1이 그리 신통치 않은 것이다.

초기에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업무 내내 가져가는 것이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며, 그것과 동시에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는 작업이 어렵다는 것을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가 됐을 것이다. 인간은 그것이 가능하도록 진화하지 않았다. 따라서 목표를 잃고, 핵심에서 멀어지고, 포커싱 포인트를 놓치는 것은 지극히 인간적인 일이다.

그렇다고 포기해야 하느냐? 당연히 아니다. 내 말은 의지로는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우리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시스템 1, 2의 시스템과는 다른 개념) 우리가 포커싱 포인트를 놓치지 않게 하는 구조를 만들면 의지력을 소모하지 않으면서도 핵심에서 멀어지지 않을 수 있다.

  1. 가장 단순한 포커싱 포인트를 적어라.

복잡성이 큰 목표는 우리의 집중력을 해치며, 효율적인 업무 수행에 방해가 된다. 애매한 목표, 2개 이상의 목표는 지양해라. 오로지 단 하나의 핵심적인 목표만 간결하게 적어라. 절대 욕심 부려선 안 된다. 여러 개를 얻으려다 결국 하나도 얻지 못하는 게 인간이다. 하나를 얻는 것도 쉽지 않다.

  1. 업무를 시작하기 전 눈에 잘 띄는 곳에 붙여라.

앞서 말했듯이 의지는 한계가 있다. 우리가 그것을 기억하려 하면 의지력은 계속 소모될 것이다. 그러나 글로 써서 붙여 놓는다면 굳이 기억하려 할 필요 없이 참고할 수 있다. 쓰고 안 쓰고도 정말 큰 차이지만 붙이고 안 붙이고도 엄청나게 큰 차이다. 해보면 안다.

  1. 사전 가치 평가

무언가를 하기 전에 이것이 이만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할 일인지 잠깐만 생각해보자. 아니라고 생각하면 가차 없이 빼라. 사족은 없는 것만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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