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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위협

작성 2024.01.25분류 글주제 예술과 철학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욕구는 “소속감”과 “자아실현”이다.”라는 게 나의 이론이다. 이 두가지 욕구는 서로 상충되는 구간이 있어서 한 욕구가 충족되면 다른 것이 결핍되고, 다시 반대 욕구를 갈망하게 되는 순환구조에 있다. 즉, 현실세계는 계속 극단으로 향하는 게 아니라 한 쪽 극단이 심해지면 반대 극단으로의 반동이 발생해 다시 반대 극단으로 향하여 균형이 맞춰진다. 이를 “균형 이론”이라 하겠다. 균형 이론의 맹점은 극단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선 중간이 아닌 반대 극단으로 향해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들어 코로나 상황에서 개체들 간에 물리적인 격리 때문에 소속감 욕구가 결핍된다. 어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런 현상이 가속화되고 우리 사회가 분절되고 사이버 공간이 활성화 될 것이라 예측했지만 실제로는 코로나의 힘이 약해지자 사람들은 모일 수 있는 물리적인 공간을 찾아 집 밖을 떠돌기 시작했다. 이때 극단적인 소속감 결핍에서 사람들이 균형을 맞추기 위해 택한 것은 극단적으로 응집하는 것이다.


자아 실현 욕구에는 내밀한 자아에 대한 탐구욕, 자아를 드러내어 온전히 인정받고 싶은 욕구, 독립된 개체로서 존중 받고 싶은 욕구 등을 포함한다. 그러니까 우리는 “나”라는 존재의 존재감을 확인하고 유지하며, 표현하려 노력한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자신의 존재감을 느끼는 것이다. 많은 심리적 문제가 여기서 기인한다. 인간은 자신의 존재감을 “자기 자신”과 동일시 한다. 그래서 군중 속에 오래 있으면 자연스레 개체의 존재감보단 집단의 존재감이 커지기 때문에 자기 자신이 사라지고 있는 고통을 느낀다. 이를 “존재의 위협”이라 하겠다.

존재의 위협은 아주 근본적이고 원초적인 감정이다. 우리는 태어나면 “나”를 인식하고 “세상을 인식한다.” 아기들은 자신이 고통을 느낌으로써 타인도 고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배워간다. 즉, “나”가 없다면 세상도 없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해 줄 수 있는 수단을 찾는다. 대개 그것은 “부모”다. 부모는 아이가 아무것도 안 해도 관심을 가져주며 무조건적인 사랑을 준다. 아이는 부모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고 유지한다. 그러나 부모에게 관심을 받지 못한 아이는 생존을 위해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려 방법을 강구한다.

고통도 그에 한 부분이다. 어떤 이들은 고통을 느낌으로써 자신이 살아있다는 것을 느낀다. 손톱을 깨무는 것부터 자해를 하는 것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말이다. 어떤 이들은 심리적인 고통을 통해 이런 행위를 하기도 한다. 내가 알던 사람은 ‘타인에게 상처를 주고 그것이 용서 받았을 때 사랑 받는다는 것을 느낀다.’고 했다. 이것들은 존재감을 확인하기 위한 건강하지 못한 방식인 셈이다.


나 역시 내 존재감을 확인하고 싶었다. 나는 어릴 적 항상 혼자 지냈다. 즉, 나의 존재감을 확인해 줄 부모나 어른이 없었다. 나는 나 스스로 존재감을 확인해야 했다. 나는 끊임없이 나를 상상했다. 즉, 나에게 “나”란 “내가 생각하는 나”가 되었다. 내가 생각하는 나가 없다면 나도 없다. 나는 생각을 좋아하기 때문에 하는 게 아니다. 생존하기 위해선 생각을 멈출 수 없는 것이다. 만약 내가 생각을 멈춘다면 더이상 “나”란 존재는 없다.

나는 일찍이 나를 한 단어로 표현할 때 “모순”이라 했다. 왜 그러하냐면 나에게 “나”란 “내가 생각하는 나” 그러니까 “이상적인 나”인데 그건 절대 지금의 나일 수 없다. 따라서 나의 존재가 현실의 나와는 괴리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나에게 나는 이상적인 나이기 때문에 현실에 나에겐 엄격하게 검열할 수밖에 없었다. 덕분에 나는 매 순간 모순을 경험하고 고통받는다. 일반적인 사람들은 이런 모순을 겪어도 대수롭지 않게 넘어간다. 하지만 내게 이런 모순들은 “존재의 위협”이다. 모순은 내게 죽음의 공포를 넘어 나라는 존재가 사라지고 잊혀질 수 있다는 근원적인 공포를 느끼게 한다. 그래서 내게 이런 모순은 치명적이다.

물론 이런 내 모습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안다. 이것은 내가 극복해야 할 나의 과제이다. 나는 항상 더 나은 사람이 되어 더 나은 삶을 사는 것을 목표로 한다. 내 상태에 대해 알아야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모순을 없애기보단 모순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되야겠다. 이상적인 나에서 현실에 나로 존재감을 옮겨야겠다. 내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는 긍정적인 방법을 찾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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