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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드백 오해

작성 2022.08.11분류 글주제 개인과 성장

1)

일단 피드백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고 생각한다. 대표적으로 이 세가지를 골랐다.

  1. 온건한 피드백
  2. 강경한 피드백
  3. 훈계, 잔소리
  4. 답지

온건한 피드백

온건한 피드백은 어루고 달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직설적인 피드백을 받는 것도, 주는 것도 꺼려한다. 이건 당연한 거라고 생각한다. 더욱이 원하지도 않는 사람에게 직설적인 피드백은 감정만 상하고 오히려 반발심을 불러온다. 어찌보면 온건한 피드백은 가장 효율적이고 범용성이 좋은 피드백 방법이라고 본다. 상당수의 기업에선 이러한 피드백을 채용한다. 듣는 사람의 감정도 상하지 않고 오히려 나를 위한 조언이라는 인식을 들게 만드는 것이 온건한 피드백의 기술이다. 그러나 주의해야 할 점은 이건 “피드백”이다. 정답을 제시해주거나, 모든 것을 대신 해주려 해선 안된다. 스스로 돌아보고 답을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할 뿐이다.

강경한 피드백

강경한 피드백은 레드팀이다. 이는 최근에 알게 된 개념으로 나는 이전에는 이러한 방식이 효과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강경한 피드백은 까다로운 조건만 충족된다면 최고의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식이다. 강경한 피드백은 쉽게 말해 억까다. 어떻게든 상대 논리의 허점을 찾고, 약점을 공격하며, 파고들어야 한다. 북한군을 모사하는 전갈부대는 국군을 때려부시고 죽이려고 만든 게 아니다. 결과적으로 국군이 북한군 전술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전갈부대를 만든 것이다. 애초에 레드팀이라는 개념도 이 때문에 등장한 것이다. 강경한 피드백 역시 상대의 발전을 위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어려운 점은 받는 사람이 이것을 받아들일 능력이 되느냐이다.

복싱을 배울 땐 나보다 훨씬 잘하는 아저씨들 혹은 관장님과 스파링을 해야 했다. 당연히 나는 한 대도 못 때리고 쳐맞기만 했다. 하지만 즐거웠다. 주짓수를 처음 배울 때도 마찬가지였다. 아무것도 못하고 선배들에게 초크와 암바로 제압당했지만 기분 좋았다. 내가 원하는 것은 강경한 피드백이다. 리어네이키드 초크로 내 경동맥을 압박해줬으면 좋겠다. 당연히 맞으면 아프고 목이 졸리면 고통스러워 눈물이 찔끔 난다. 내가 원해서 스파링을 즐겨했다고 아프지 않았던 게 아니다. 아프고 두렵지만 그래도 스파링을 신청할 뿐이다. 그게 내 실력을 늘리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생각하기에.

(그러나 난 스파링을 하자는 거지 날 죽이라는 건 아니다. 탭을 치면 풀어줘야 하는 게 룰이다. 전갈부대가 실탄으로 국군을 다 죽여버리면 전쟁은 누가 하는가.)

훈계, 잔소리

이것은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의 발전을 고려하지 않고, 받는 사람도 듣기 싫은 경우다. 주로 표현의 문제다. 이건 반발심만 들게 해 오히려 역효과가 나기 쉽다.

답지

가장 최악이다. 무능한데 부지런한 지휘관 같은 느낌이다. 의도는 좋으나 오히려 듣는 사람을 바보로 만든다. 듣는 사람은 자기가 무엇이 잘못 됐는지조차 모른다. 스스로 해결할 기회를 줘야한다. 답답하더라도 피드백을 받는 사람이 혼자 문제를 찾고, 해결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만 제공해야 한다.

강경한 피드백에 대한 반박

솔직하게 피드백 하거나 레드팀을 운용할 때에는 정말 좋은 계획이라도 어떻게든 허점을 찾아서 비판하는 게 제대로 된 역할수행이다. 그런 피드백을 받으면 당연히 기분이 상하거나 감정적으로 반응하게 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이겨내고 그에 대해 반박하고 자신의 논리를 공고히 하는 과정에서 발전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피드백을 주는 사람은 종종 자신의 피드백을 무조건 수용해야 한다고 오해한다. 자신의 피드백이 반박당하면 “자기가 해달라 해놓고 왜 화를 내지?”라 생각하게 된다. 직설적인 피드백을 원한다는 말이 모든 피드백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해하지 말자.

3)

피드백은 피드백일 뿐

피드백을 받는 입장에서는 “자기도 안 하면서 왜 저렇게 말하지”라 생각하기 쉽다. 피드백의 맹점은 이런 것이다. 피드백을 주는 사람도 모든 것을 완벽하게 행하는 사람이 아니다. 스포츠 해설가는 선수보다 운동을 못하고, 영화 평론가는 감독보다 영화를 못 만든다. 그것과 이것은 별개의 문제다. 애초에 내가 하지 못하는 부분은 말을 하지 않는 게 상책이지만 피드백에 관해서는 나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사람은 대개 스스로에게 엄격하지 못하고, 타인의 허점은 뚜렷하게 인식한다. 이 점을 이용한다면 레드팀의 이점을 아주 잘 살릴 수 있다.

지연된 피드백

과정에서 즉각적인 피드백이 바로바로 주어졌을 때보다 시간차를 두고 시행착오를 겪게 한 후 피드백을 했을 때 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과정에서의 피드백이 필요없다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피드백은 셀프 피드백이라기 보단 답지 보기에 가깝다. 답을 모르는 상태에서 답을 찾기 위해 고민하는, 어렵게 배우는 과정이 학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과정에서의 셀프 피드백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과정 중간중간의 자신이 놓치고 있던 부분을 확인하고,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으며, 때에 따라서는 경로를 수정해야 할 때도 있다. 목표에 대해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스쿼트 300을 목표로 하였는데, 신체구조상 고중량 스쿼트가 몸에 큰 무리가 간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그렇다면 기존의 방식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스쿼트를 하든, 스쿼트를 포기하고 데드리프트를 하든 수정을 해야 한다. 한 번 정한 목표라고 맹목적으로 앞만보고 달려가기만 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피드백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반추하게 하기 때문이다. 경험을 통해 배우는 사람들은 모두 반추를 한다. 내가 무엇을 했고, 뭘 잘하고, 못 했으며, 더 나아지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하는 지 고민하는 것이다. 반추가 습관이 되어야 발전한다.

그러나 스스로 반추하는 것이 아닌 과정에서 즉각적으로 “제공받는” 피드백은 내 행동으로 인한 실패의 감정을 적게 느끼기에 크게 와닿지 못한다. 그렇다고 셀프 피드백만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피드백을 받는 것은 중요하다. 사고편향에서 벗어날 수 있고, 내가 보지 못한 부분도 보게 만든다. 하지만 충분히 고민하고 느껴야 한다. 어렵게 배울 수록 잘 기억한다는 점을 기억하자.

5)

피드백 기버

피드백을 주는 것도 상당한 관심과 노력이 없으면 안 된다. 건설적인 피드백은 상대의 말을 곰곰히 분석하고 그에 대한 예상 문제를 집어주는 것이다. 결국 상대의 발전을 위한다는 애정이 없으면 힘들다. 피드백에서도 기버가 되어야 한다. 진정으로 건설적인 피드백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아까워 하지 마라. 상대의 발전을 바라는 피드백을 해라. 내 만족이나 독단적인 생각이 아니라 상대에게 이로운 피드백을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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