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에 대하여 3
우리의 학습을 방해하는 자동적 사고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상상 팽창
어떤 사건을 생생하게 상상하라고 요청받으면 사람들이 나중에 질문을 받았을 때 그 사건이 실제로 일어났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사람들이 만델라가 감옥에서 죽었다고 믿었던 현상을 뜻하는 만델라 효과도 이에 해당한다. 꿈을 꾸고 그것을 현실과 구분하지 못하는 것도 이런 종류가 아닐까 예상한다.
어떠한 잘못된 정보가 주입 되었을 때 사람들은 제멋대로 추측하고 상상한다. 이 정보를 바로잡지 않으면 나중에 그런 일이 정말로 있었다고 믿게 된다. 이를 이용하면 타인에게 내가 조작한 사실을 믿게 만들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런 현상을 실제로 흔히 발생한다)
이는 인간이 이야기에 대한 갈망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부족하거나 애매한 부분을 채우려는 경향이 있다. 이야기를 채우는 과정에서 학습이 형성되어 더 잘 기억에 남는다. 실제로 통화를 한 사람 부분만 들려줬을 때랑 두 사람 부분 모두 들려줬을 때, 한 사람의 대화만 들었던 사람들이 대화 내용을 더 잘 기억했다. 즉, 우리는 완벽하게 정보가 주어졌을 때보다 부족하고 애매한 정보를 구조화함으로써 학습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를 토대로 인간은 스토리와 상황, 장면을 더 잘 기억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순식간에 많은 양을 암기하는 사람들은 개별 요소를 하나하나 외우는 게 아니라 사진 찍듯이 외운다. 혹은 단어나 숫자들로 이야기를 만들어내 그것을 외운다.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팁은 나한테 집중하게 하고 싶다면 정보를 다 주지 말고 상상하게 만드는 것이다. 정보의 비대칭성이 나를 부각 시키고 나를 더 기억하게 만든다.)
지식의 저주
자신이 이미 능숙하게 익힌 지식이나 기술을 다른 사람이 처음으로 배우거나 과제를 수행할 때 더 짧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 착각하는 경향이다. 흔히 교수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으레 학생들도 알고 있을 것이라 착각하고 강의를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 지식의 저주는 일상생활에서 정말 흔히 볼 수 있다. 대화를 하거나 글을 쓸 때 자기가 알고 있는 맥락을 상대도 당연히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해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
지식의 저주는 어떤 사건이 일어난 후에 그 사건이 일어나기 전부터 예상 가능했다고 평가하는 오류인 후견지명 효과와 유사하다. 주식 전문가는 실제로 그렇지 않았더라도 저녁에 오늘 낮 주식시장이 왜 그렇게 됐는지 마치 자기가 알고 있던 것처럼 설명한다.
지식의 저주와 후견지명이 무서운 이유는 우리가 안다는 느낌을 받게 하기 때문이다. 지식의 저주는 남이 알고 있다고, 후견지명은 내가 알고 있다고 믿는 것이다. 광고가 반복 노출로 이득을 얻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지속적으로 노출시켜 익숙하고 알고 있다는 착각을 만든다. 우리는 우리가 믿는 것보다 실제로 훨씬 적게 알고 있다.
유창성 착각
텍스트에 유창한 것을 스스로 내용에 숙달한 것이라 착각한다. 이해 못하는 어려운 개념이 적힌 텍스트를 반복적으로 읽으면 해당 텍스트 내 단어와 문장에 익숙해진다. 그러나 그렇다고 그 개념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읽어서 익숙해졌을 뿐 개념은 전혀 익숙해지지 못했다.
반복 학습은 이러한 유창성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교재를 반복해서 읽으면, 교재 텍스트에는 익숙해지지만 해당 개념에 익숙해지진 못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 교재 내용을 자신이 이용 가능한 지식이라고 착각하고 책을 덮는다.
거짓 합의 효과
다른 사람들이 자신과 같은 믿음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가정하는 성향이다. 이는 자기대조오차와 유사하다. 내가 보고, 듣고 믿는 것이 세상의 전부이며 자신을 기준으로 남을 판단하고 평가한다. 우리는 사람들이 너무나 다양하고 다채로운 시각과 해석을 갖고 있는지 상상하지 못한다. 친한 친구와 가치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을 때 너무 다른 생각을 갖고 있어 당황할 수 있다. 자신은 ‘정답이 있다고 생각한 문제 (자신이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문제)’에 다른 의견을 내는 사람을 이해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