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 연구소 14. 문제해결 프로세스
사회에 진출한 나는 이런 저런 정보를 보고, 듣고, 체득했다. 그 과정에서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그리고 실로 가치 있는 것은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마음가짐(1)과 해결할 수 있는 기술(2)이었다. 컨텐츠를 만들든, 신기술을 만들든, 하다못해 일기를 쓰든 말이다. 슬빈이의 말마따나 사람들은 문제를 체계적으로 들여다보고 해결하려 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문제를 느꼈다해서 항상 그것을 해결하려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대개 “이 문제는 해결할 수 없어.”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이야.”하며 포기하든가, 혹은 “문제 해결”이라는 선택지가 있다는 것조차 알 지 못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짐작건대 그건 집안 환경의 영향이 컸다. 나의 부모님은 문제를 잘 느끼는데 그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게으름처럼 가난한 집안의 특징이다. 나는 그러한 성향들을 저주라고 표현했다. 나는 나도 모르는 새 그런 저주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정신 차려 보니 나 역시 문제가 생기면 체념하고 포기하는 습관이 형성되어 있었다.
그래도 다행인 건 나는 학구열과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남들은 의식조차 하지 않았던 것들을 궁금해했다. (단적인 예로 난 타인들의 생각과 영혼에 관심이 많고, 항상 궁금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자기가 타인에게 관심이 없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나는 그런 태도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또한 나는 극도로 소심하고 독립적이었다. 내향적이고 사색적인 성격과 왕성한 호기심은 주변을 관찰해 좋은 게 있으면 금방 금방 따라할 수 있는 능력을 주었다.
나의 세계를 바꾼 것은 전 여자친구인 재원이였다. 그녀는 내가 처음보는 유형의 사람이었다. 그녀에겐 배울 점이 참 많았다. 나는 그녀와 성장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나눴다. 연애 초반 그녀는 나의 저주를 눈치챈 듯 했다. 그녀가 말했다. “할까 말까를 고민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할 수 있을 지를 생각해봐.” 그 말은 나의 모든 것을 바꾸었다. 나는 그 전에는 그러한 선택지가 있다는 것도 알 지 못했다. 그녀는 나의 프로메테우스였고, 그녀는 나에게 불을 가져다주었다. 그녀는 나에게 문제를 해결하려는 마음가짐을 알려줬다.
문제 해결 마음가짐을 갖게 되자 모든 것이 달라졌다. 내가 가진 모든 문제들이 마음만 먹으면 해결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필연적으로 다음 문제를 직면했다.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즉, 문제 해결 기술이 없다는 문제였다. 나는 어떻게하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지 고민하고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의 조언은 지금 나의 핵심이 “문제적 사고”로 이어졌다. 문제를 발견하고, 정의한 뒤, 해결하는 프로세스이자 프레임워크다.
복잡한 기법들도 많았지만 문제를 해결하면서 얻은 깨달음 중 하나는 비범한 것은 때론 가장 단순한 것들이다. 가장 단순한 해결책이 가장 효과적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 내 삶을 더 복잡하게 만든다면 그건 새로운 문제를 양성하는 것이다. 문제가 해결되었다면 삶은 더 단순해져야 한다. 문제적 사고도 시간이 갈수록 점점 단순해졌다.
[나의 문제해결 프로세스]
문제 정의
왜?
왜?
왜?
왜?
왜?
왜?
가능한 해결 방법 도출
1.
피드백
[피드백 체크리스트]
제대로 수행 했는가?
지금까지 꾸준히 지속 가능한가?
가시적이고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했는가?
시스템을 더 단순하게 만드는가?
앞으로 계속 유지할 수 있는가?
⇒
해결 방법 이론화
먼저 상황인식을 한다. 문제점을 느끼는 것이다. 나는 일상에서 내가 해결해야 할 문제점을 기록한다. 그리고 해당 상황에 대해 인식한다. 내가 느낀 문제점은 그냥 문제 상황일 뿐 문제의 원인일 수는 없다. 초반에 나는 종종 문제 상황과 문제 원인을 혼동하고 했다. 예를들어 만약 내가 살이 쪘다면 밥을 많이 먹는 게 문제의 원인이라고 생각했을 수 있다. 하지만 문제의 원인이란 내가 왜 밥을 많이 먹는 지를 이해하는 것이다. 데이트나 스트레스 등이 원인이었을 수 있다.
나는 5why 기법을 이용해 문제의 원인을 정의했다. 정의라고 한 이유는 완벽한 인과관계는 결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즉, 문제 원인이란 일종의 가설인 셈이다.
이후 나는 가능한 해결책들을 도출한다. 여기선 최대한 단순해야 하며, 오래 걸려선 안 된다. 중요한 점은 일단 해보고 그 결과를 확인하는 것이다. 해결책을 찾은 후 그것을 실천하여 실험한다.
일정 기간 실험한 후 피드백을 한다. 피드백은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놓았다. (체크리스트의 중요성은 나중에 글로 쓸 예정이지만, 너무너무 중요하고 실용적인 기술이다.) 체크리스트에 따라 피드백을 진행하고 문제가 어느정도 해결 되었다면 이론화한다. 이후 이런 시도들을 기록해 유사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방지한다.
아주 단순하다. 문제를 느꼈으면 해결해라. 지금에서는 문제가 있거나, 원하는 바가 있는데 그것을 해결하거나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너무나 이상하게 느껴진다. 지식의 저주인 걸까? 사람들에게 “문제 해결”이라는 선택지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