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mart Rabbit
이현승의 개인 홈페이지[자기소개]

생산성 연구소 13. 어디까지 가야 하는가, 어디에서 멈춰야 하는가

작성 2024.01.26분류 글주제 개인과 성장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에서 말했듯이 우리는 최대의 성과를 얻기 위한 최소한의 투입에 대해 알아야 한다. 그러나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은 참 모호하다. 그것은 대체로 다다익선이 통하지 않는다는 “교훈” 정도로 넘어가기 쉽다. 즉, 나의 가장 큰 화두인 “그래서 지금 당장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주기가 어렵다.


효용은 크게 두 가지 법칙이 있다.

첫째, “0과 1 법칙”

0에서 1이 되는 효과가 1에서 10이 되는 효과보다 큰 것을 의미한다. 조금이라도 하는 게 아예 안 하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효과를 낸다는 말이다.

둘째,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

효용의 증가에는 한계가 있다.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효용은 오히려 감소하기 시작한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게 아니라는 뜻이다.

이 두가지 법칙이 적용된다는 건 어렵지 않게 이해될 수 있다. 하지만 실생활에 적용하기란 매우 까다롭다. 정도를 모르기 때문이다. 이것만 봐서는 0에서 1이 되기 위해서 어디까지 가야 하는지, 효용이 체감하기 전 어디에서 멈춰야 하는 지를 알 수 없다.

물론 경제학 이론에선 이를 함수로 표현해 계산하곤 한다. 하지만 우리 삶에는 아주 많은 변수들이 있고, 그런 복잡한 공식을 일일이 대입하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이다. 훨씬 단순하고 효율적인 방법은 없을까?


이에 관해 고민하던 중 나는 실마리를 잡았다. 바로 “최적 정지 이론”이다. 이른바 37%의 법칙이라고도 불리는 이 이론은 언제 멈춰야 가장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는지 수학적으로 증명한 이론이다. 쉽게 설명하면 이론 상 37%를 기준으로 판단했을 때 가장 효과적이다.

*최적의 신랑감을 찾는 문제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리고 총 10명의 남자가 있다.

  • 1번째 남자 : 지금까지 본 사람 중 최고의 남편감일 확률은 100%
  • 2번째 남자 : 지금까지 본 사람 중 최고일 확률은 50%
  • 5번째 남자 : 지금까지 본 사람 중 최고일 확률은 20%
  • 10번째 남자 : 지금까지 본 사람 중 최고일 확률은 10%

다시말해 데이트를 계속 하면 오히려 확률을 낮아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일정한 수를 살펴보고 커트라인 점수를 정하고, 그 이후 점수를 초과한 남자의 청혼을 받아들이는 전략을 사용해야 한다.

남자의 수 n, 최초 r 명의 지원자를 탈락 시킬 때 최상의 선택 확률을 계산 시 n이 커지면 확률 P가 37%에 가까워 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수학자들은 남자의 수 n에 대하여 최적의 데이트 전략은 1e 명 만나보는 것임을 증명했다. (1e=0.3678794 이다.)*


여기까지가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는 내용이다. “37% 지점까지 확인 후 그것의 최고점을 기준으로 삼아 이후에 나오는 것들에서 최고점보다 높은 선택지를 고르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하지만 여기엔 맹점이 있다. 이 전략의 성공률 37%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변수가 너무 많다. 37% 전에 최악의 선택들만 나왔을 수도 있고, 최고의 선택들이 맨 마지막에 모여 있을 수도 있다. 즉 63%의 확률로 나는 최고의 선택을 고를 수 없다. 실패확률이 훨씬 큰 전략을 굳이 도입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만약 최고가 아닌 상위~%를 찾으려고 한다면 상황은 급변한다.

선택 목표 거절 비율 성공 확률
최고의 남편감 37% 37%
상위 5% 남편감 22% 57%
상위 10% 남편감 14% 85%
상위 25% 남편감 7% 92%

정리하자면 상위 5%의 선택을 하기 위해선 22%를 살펴보고 기준점을 고르면 되고 성공확률은 57%다. 마찬가지로 상위 10%는 85%, 상위 25%는 92%다. 상위 20%대로 가면 거의 성공한다는 뜻이다. 여기서 파레토의 법칙을 떠올려보자. 상위 20%가 전체 80%를 담당한다. 즉, 상위 20%의 선택이 나의 만족 80%를 채워줄 수 있다는 뜻이다.

만약 최고의 완벽한 1개를 찾고 싶다면 63%의 확률로 실패한다. 반면 상위 20%를 찾고 싶다면 90%의 확률로 성공한다. 파레토의 법칙에 따라 20의 노력으로 80의 성과를 얻는 것이 훨씬 효율적인 방법이다. 100의 성과를 채우기 위해 80의 노력을 들이는 것, 그러니까 최고를 찾는 것은 상당한 낭비이다. 이때 20의 노력의 비율은 10%에 해당한다. 기준점이 10%라는 뜻이다.

다양한 방면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만약 내가 10명의 여자를 만날 포텐셜이 있다면 처음 만나는 여자랑 바로 결혼하는 것보다 1명(10%)이라도 일단 만나보는 게 훨씬 나은 선택이다. 그것은 0과 1의 법칙에 의해 엄청난 차이이며, 성공률 90%의 정지 전략이자, 파레토의 법칙에 따라 효율적이다.

상위 20%, 10%의 기준점, 성공확률 90%라는 수치는 앞선 문제였던 0에서 1이 되기 위해서 어디까지 가야 하는지, 효용이 체감하기 전 어디에서 멈춰야 하는 지에 관한 답이 된다.

  1. 어디까지 가야 하는가 : 0에서 1이 되기 위해

파레토 법칙에 의하면 큰 차이는 20에서 생긴다. 대략적인 숫자지만 20을 채우고 안 채우고가 대체로 큰 변화가 있다. 그러므로 상위 20%를 찾는 선택이 0에서 1이 되는 것이다. 즉 10%의 기준점을 채우는 것이 0에서 1이 되는 지점이다. 10명의 여자가 있다면 1명이 기준점이 되는 것.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살면서 몇 명의 여자나 만날 수 있을 지 모른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도 어렵지 않게 극복할 수 있다. 끝을 모를 떈 임의로 끝을 가정하면 된다. 사실 모수가 적다면 1, 2 차이는 큰 의미가 없을테니 상관없다. 만약 모수가 크다면 다른 표본을 구하기 쉽거나, 심리적 거리감으로 대체할 수 있다.

예를들면 운동 시간. 운동 시간은 모수가 크다. 어떤 사람은 1시간 어떤 사람은 10시간 한다. 어차피 그렇게 정밀한 수치는 필요하지 않다. 여기선 심리적 거리감을 사용한다. 하루에 1~2시간 운동하면 많이 한 거란 느낌이 든다면 그 10%, 즉, 10~20분을 넘기는 게 0에서 1이다.

나는 에디니스를 준비하면서 N개의 사례를 스크랩 했는데 이걸 다 보고 시작하는 건 비효율적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대체 언제 쯤 시작해야 할 지도 감이 오지 않았다. 그럴 때 이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10~14%를 계산해 대충 10~15개 정도의 사례를 조사 후 시작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1. 어디에서 멈춰야 하는가 : 최적 효용

이론과 현실은 다르기에 결국 가장 최적의 효용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확률적으로 우린 더 나은 선택군을 고를 수 있다. 바로 80의 결과를 주는 상위 20%다. 이를 토대로 10%의 기준점을 세웠다. 최적 효용은 최적 정지 이론에 따라 10% 기준점의 최고점을 초과하는 선택지까지다.

물론 이것은 딱 수치화되지 않고 상황에 따라 다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상위 20%를 취하는 전략으로 10% 기준점을 사용하는 것은 성공확률이 90%다. 즉, 반복하면 반드시 성공한다는 뜻이다. 카지노는 52% 정도 승률을 갖고 있다. 플레이어와 비교해 겨우 2% 차이지만 도박 시행 횟수가 증가할수록 2%가 복리가 되어 카지노가 돈을 벌 수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즉, 승리하기 위해선 버릴 건 버려야 한다. 이걸 단일 게임이 아니라 전체 인생이라는 큰 틀에서 바라보면 전체 게임을 이기기 위해 한 두 번 지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연구결과 사람들은 단일한 게임이라 생각하면 손실을 극도로 회피하여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지만, 전략적인 시각에서 큰 틀을 보라고 지시하면 더 합리적인 선택을 했다.


A Smart Rabbit|GitHub|LinkedIn|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