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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성 연구소 9. 복잡성의 법칙

작성 2023.09.30분류 글주제 개인과 성장

[엔트로피의 법칙]

열역학 제 2법칙, 그러니까 엔트로피의 법칙에 의하면 고립계에서 총 엔트로피(무질서도)의 변화는 항상 증가하거나 일정하며 절대로 감소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줄곧 이 법칙의 뜻을 오해하곤 하는데, 엔트로피의 총합이 증가하는 것이지 부분적으로 엔트로피는 감소할 수 있다. 생명의 탄생이 대표적인 엔트로피 감소 사례다. 이는 우주의 법칙을 거스르는 것처럼 보이는데, 실로 엄청난 일이 아닐 수 없다.

정리하자면 만약 부분적으로도 엔트로피가 증가하기만 했다면 세상은 그저 흩날리는 먼지 투성이에 불과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어떤 힘에 의해서든(의지를 갖든, 우연의 산물이든) 엔트로피가 감소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행성과 별이 생기고, 식물과 동물이 탄생했다. 즉, 세상에 무언가 의미를 더하려면 무질서도를 낮추고 질서정연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복잡성의 법칙]

자연계에서 엔트로피의 법칙이 존재한다면 우리의 삶 속에선 복잡성의 법칙이 존재한다. 복잡성의 법칙이란 인간의 삶에서 총 복잡성의 변화는 항상 증가하거나 일정하며 절대로 감소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복잡성의 총합은 항상 증가하는 쪽으로 흐르기에 가만히 둔다면 우리의 삶은 언제나 더욱 더 복잡해질 뿐이다. 따라서 우리 삶의 의미를 더하고 더 가치 있게 만들려면 복잡함으로 가는 자연적인 흐름을 막아 단순한 것을 만들어야 한다.

다행히도 인간의 본능은 단순함을 좇는 듯하다. 인간들은 언제나 세상을 단순화된 방법으로 설명하려고 노력해왔다. 하나의 법칙, 하나의 증명, 하나의 철학 등. 그 단순화 과정이 인류를 이만큼 발전시켰다. 만약 복잡성이 감소하지 않고, 증가만 했다면 세상은 난장판이 되었을 것이 분명하다.

파레토의 법칙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발전은 뛰어난 소수의 역량에 달렸다. 전 인류가 인류의 발전에 뛰어난 공헌을 한 게 아니라 (물론 넓게 본다면 다르지만) 인류 역사상 존재한 소수의 천재들이 이뤄낸 단순함의 결과로 이렇게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인류의 삶에서 범위를 좁혀 나의 삶을 들여다 보면 어떨까? 나의 삶의 복잡성도 역시 증가할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가진 소수의 뛰어난 세포들이 활약을 해야 할 때다.

[복잡성의 법칙 활용]

프로젝트를 진행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일이 복잡해지는 것을 자주 경험한다. 수집한 자료도 늘어나고, 우리의 작업물도 쌓인다. 회의의 결과로 생각은 계속 변하기 마련이다. 어느 순간 프로젝트가 내 숨통을 조르고 있었다. 이대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나는 부랴부랴 정리를 시작한다. 어지럽게 더렵혀진 방을 청소할 땐 뭐부터 치워야 할 지 고민하곤 한다. 이번에도 그랬다. 할 일을 정리하고, 더 나은 시스템을 고민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답은 항상 “가장 단순하게 할 수 있는 체계”가 되었다.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다. 초고를 쓰고 퇴고를 시작하면 추가하는 것보단 대부분 제거하는 게 많다. 나는 은연중에 쓸모없는 것들을 이것저것 집어넣어 글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만약 의식적으로 퇴고를 하지 않았다면 복잡한 상태 그대로 출간됐을 것이다. KEEP IT SIMPLE STUPID다.

복잡성의 법칙은 얼핏 보면 지극히 당연한 말처럼 보이기도 하고, 또 누군가에겐 모순처럼 느껴지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우리는 삶의 많은 부분에서 복잡성의 법칙과 마주한다. 다만 인간의 존재가 엔트로피 감소라는 걸 인지하지 못하는 것처럼 인간의 발전이 복잡성 감소의 효과라는 걸 알지 못했을 뿐이다. 그 말은 우리가 이 법칙을 몰라도 사는 데 지장이 없다는 뜻이다. 어차피 비범한 누군가가 복잡성을 감소시켜 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의 삶을 더 낫게 만들고 싶다면 그런 방관자의 태도로는 무리가 있다. 복잡성의 법칙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선 “적극적 단순함”을 알아야 한다.

앞서 말했듯이 복잡성은 자연적으로 증가한다. 즉, 가만히 두면 단순함은 감소하는 쪽으로 흐른다는 뜻이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단순함이 정적인 상태라고 착각한다. “내가 더 복잡하게 만들지 않으면, 그저 가만히 있으면 삶은 더 단순해 질 것이다.”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단순함은 동적인 상태다. 가만히 있다면 단순함은 감소하고 삶은 점점 더 복잡해질 것이다. 그것이 자연의 섭리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에게는 적극적으로 단순함을 증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명상을 수행할 땐 복잡한 마음을 덜어내는 것처럼, 우리의 삶에서 복잡한 것들을 의식적으로 덜어내야 한다. 단순함은 유지하는 게 아니라 단순하기 위해 지속적이고 적극적으로 덜어낼 때 가질 수 있다. 삶을 단순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적극적으로 단순함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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