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 연구소 1. 완성도
생산성 연구소는 완성도에 대한 정책을 펼치는 중요한 공로를 했다. 해사를 다닐 때까지만 해도 나는 뭐든지 대충대충 했다. 첫 번째로 대충해도 성과가 나왔다. 어릴 때부터 공부를 곧잘 하는 편이었고, 지금도 내가 머리가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그렇게 열심히 하지 않아도 성적이 나오고, 목숨을 걸고 노력하지 않아도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어왔다. 그렇게 살다보니 나는 재능이 있고, 굳이 열심히 하지 않아도 된다고 착각하며 살아왔다.
두 번째로 열심히 할 필요가 없었다. 중고등학교 때는 열심히 안 해도 성적이 나오고, 해사에선 굳이 열심히 할 동기가 없었다. 어차피 시간만 지나면 임관을 했고, 대충대충해도 그럭저럭 넘어갔기 때문이다. 철저하고 철두철미하게 준비해서 완성도 있는 결과물을 내지 않아도 문제 없었다. 해사에선 그런 것들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나는 대충대충이 습관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임관하고 나서도 그럴 생각이었다. 문제가 없을 정도로만 대충 해결하고, 그 이상으로는 더 꼼꼼하고 완벽하게 준비할 생각이 없었다. 나는 완성도에 대한 집착이 없었다. 조금만 해도 이만했으면 됐지라고 생각하며 넘어갔다. 그러니 당연히 이룬 것도, 성취한 것도 크게 없다.
해사를 나오고 나서 사회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우니 그런 대충대충 하는 태도는 멍청한 짓이었다. 아무래도 가장 영향을 준 건 전 여자친구이다. 그녀는 완성도에 대한 집착이 있었다. 어느 것 하나 대충 넘어가는 것이 없었고, 하나하나 따져봤다. 그녀를 보며 대학생들은 이런 마인드로 살아간다는 것을 배웠다. 나는 그녀를 닮아가기 시작했고 이제는 완성도에 대해 고민한다.
1) 정말 그게 맞는가? 믿을 만 한가?
2) 출처는 어디인가?
3) 더 나은 방법은 없는가?
4) 아마추어가 아니라 프로처럼 해라.
5) 된다 안 된다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될 지 고민해라.
6) 더 효율적이고, 더 생산성 있게
아마 해사를 나오지 않았다면 나는 평생 대충대충 했을 것이다. 그렇게 했어도 큰 문제 없이 살았을 것 같다. 퇴교 후로 나의 뇌 구조 자체가 바뀌었다. 생산성 연구소의 처음이자 가장 큰 업적은 생산성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