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레버리지]라는 유명한 자기개발서를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레버리지의 사전적 의미는 “기업 등이 차입금 등 타인의 자본을 지렛대처럼 이용하여 자기 자본의 이익률을 높임”이라고 한다. 잘 와닿지도 이해가 되지도 않는 문장이다. 책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워낙 유명해 여기저기 보고 듣기론 최소한의 시간과 노력으로 더 많은 결과물을 얻는 방법을 설명한다. 내가 이해한 바로는 “시간을 소모하는 게 아니라 소비해라, 혹은 투자해라”이다.
이를테면 같은 시간이 주어진다면 유튜브 숏츠를 보는 게 아니라 관심분야에 책을 읽는 것이 소비다. 즉 시간을 미래의 내게 더 많은 시간을 줄 수 있게 하는 요소들에 쓰라는 말이다. 무엇을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하느냐도 중요하다.
예를들어 똑같이 투썸 알바를 해도 A는 하루종일 일하기 싫다고 생각하며, 어떻게 하면 더 농떙이를 부리고 적게 일할 지 고민한다. 그는 받은 만큼만 일하자는 마인드가 깊게 박혀있고 알바는 그에게 돈벌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반면 B는 일을 즐기고, 자기가 무엇을 얻고 배울 수 있는 지 몰색한다. 그는 알바를 하며 겪은 일들에서 영감을 받고 삶의 중요한 레슨을 얻는다. 그에게 알바는 삶을 가르쳐주는 학교다.
A는 알바시간을 소모했고, B는 소비했다. 이 둘의 차이는 극명하다.
여기까지가 내가 해석한 레버리지였다. 하지만 인상깊고 새롭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분명 엄청난 비밀이 숨겨져있을 것 같다는 직감이 들긴했지만 지금 와닿는 일이 없고 관련된 경험을 해보지 못했기에 감정은 생기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새로운 지식에 대해 이렇게 미적지근한 감정을 여러번 겪어본 나는 실망하지 않았다. 그저 박스에 지식을 넣어놓고 때가 될 때까지 보관하면 될 것이라 믿었다. 이전 같았으면 당연하다 생각해 넘기거나, 무시하고 잊어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난 “이게 다가 아닐 거다.”라는 생각으로 [레버리지]를 보관했다.
그리고 마침내 때가 왔다. 박스에서 레버리지를 꺼내 연결시킬 기회를 얻은 것이다.
앞서 마케팅 불변의 법칙에서 최소예상선이란 개념을 소개했다. 군사전문가 리델 하트가 고안한 간접접근은 적이 예상하지 못하는 최소예상선을 공략하는 전략이다. 전쟁사에서 대부분의 전투는 간접접근으로 승패가 갈렸고, 전쟁은 주고받는 공방전이 아니라 핵심적인 몇 개의 전투로 결정됐다. 인천상륙작전의 인천,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노르망디가 그 예시이다.
작전의 성공은 중요한 큰 전투에서 판가름 난다. 그러나 큰 전투는 작은 전투와 노력들이 필수적이다. 연합군은 인천에 상륙하기 위해 수많은 작전과 희생을 치뤄야 했다. 그리고 그 모든 작전과 희생들은 단 하나의 결실 - 인천 - 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모든 것들은 레버리지였다. 목표를 향해 작은 노력들을 정렬시켰다. 그렇게 모여서 만들어진 큰 전투는 단 하나의 목표 (전쟁승리) 를 향한 것이다.
(작은 전투 → 큰 전투 → 성공) 단순하지만 절대 단순하지 않은 공식이다. 먼저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어야 한다. 목표가 있어야 그것을 이루기 위해 큰 전투를 치를 수 있다. 그리고 큰 전투를 치르기 위해 수많은 작은 전투들이 필요하다. 작은 전투들의 목적은 분명 성공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큰 전투가 목표다.
작은 전투들로는 성공하기 어렵다. 따라서 작은 전투들을 성공을 목표로 수행했다면 원대한 목표에 비해 소소한 실행이 될테고 그건 의지를 꺾는다. 작은 전투들은 큰 전투를 위한 초석이 되어야 한다.
그러니까 다시말해 레버리지는 미시 뿐만 아니라 거시적으로도 바라봐야 한다. 개별 행위들이 내게 도움을 주게 만드는 것도 있지만 이러한 행위들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쌓여가야 함을 의미한다.
물론 인생이 계획대로만 되지 않고, 미래를 내다볼 수 없기에 언제든지 틀어지고 바뀌며 예상치 못한 결과를 얻을 때가 훨씬 많다. 하지만 그것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정렬시켜 위로 향하는 것은 내몫이다. 100개의 블록을 받았다면 여기저기 흐트려 놓는 게 아니라 그것들로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라.
슬빈이와 전화 통화를 하며 우리가 지나온 길들에서 배운 것이 많고 귀중한 경험이 되었다는 얘기를 했다. 누군가에겐 재밌는 해프닝이 될 수도, 누군가에겐 성공을 위한 초석이 될 수도 있는 일이다. 또한 블럭이 세모, 네모, 별 같이 제각기 다른 이상한 모양이면 원하는 작품을 만들기 어렵다. 그 블럭들이 반듯하게 원하는 모양으로 나올 수 있도록 잘 만질만질하는 것도 중요하겠다.
블럭을 만드는 행동을 할 것
블럭들이 반듯하게 원하는 모양으로 나올 수 있도록 신경쓸 것
블럭들이 특정한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배치할 것
처음부터 큰 작품을 향해 블럭들을 쌓는게 아니라 전체 작품을 여러 파트로 나눠서 완성한 후 이어 붙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