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을 구하려거든 직접 찾아라
“알려줄 수 있는데 왜 안 알려주냐”
라 묻는다면
“깨달음을 구하려거든 직접 찾아라”
라고 대답할 것이다.
무협지에서 흔히 등장하는 클리셰가 있다. 사부, 절대고수로 등장하는 노인들은 때로는 약한 척을 하거나, 무공을 숨기고, 허당인 모습을 보여준다. 그들은 느긋하고 온화한 미소로 언제나 말괄량이 같은 주인공들이 치는 사고와 장난을 받아준다. 슬램덩크의 강백호와 안선생님이 딱 그러한 모습의 전형이다.
이들은 주로 주인공에게 알아 듣기 어렵고 모호하고 비유적인 표현으로 무언가를 알려준다. 주인공은 당연히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들은 “아니 그냥 말해주면 되지 왜 저렇게 빙빙 꼬아서 말해, 알려주기 싫나?”라고 말하거나 답답해하지 않는다.
그리고 절체절명의 위기가 왔을 때 스승의 조언을 떠올리며 그때 스승님이 하신 말씀은 이런 것이었구나 하고 깨닫는다. 나는 이 장면이 참으로 많은 것을 담고 있다고 느껴졌다.
“구하려 하지 말고 구해라”
“알려고 하지 말고 알아내라”
“묻지 말고 행해라”
Write Graffiti라 이름지은 이 글쓰기를 하면서 얻게된 값진 보물은 실패다.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은 있다. 줘터지기 전까진. 누구나 말을 그럴싸하게 한다. 하지만 실제로 현실에서는 말처럼 행동하지 못한다. 멋들어진 말을 듣고, 그럴싸한 이론과 개념들로 머리를 채우고, 이미 성공한 유명인들의 명언을 인용하는 것은 일종의 우월감과 만족감을 준다. 그런 허례허식으로 삶을 가득 채우니 속 빈 강정처럼 알맹이가 없다.
자기 자신에 대해 알기가 이렇게나 어렵다. 무협의 고수들은 꺠달음을 주지 않는다. 그들은 알 수 없는 애매한 말로 주인공을 혼란스럽게 한다. 그들은 말한다. 깨달음을 얻고자 한다면 네가 직접 깨달아라. 그것만이 깨달음이다. 남이 주는 깨달음은 깨달음이 아니라 그저 선인의 지혜를 외운 것 뿐이다.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