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보장
친구가 내게 물었다. “악마가 모든 계획을 짠 뒤 이대로만 하면 엄청난 부와 성공을 보장해줄테니 이대로만 하라고 한다면 할거야?” 단 매 분 매 시간 정해진 대로만 행동해야 한다. 나의 자유는 없다. 제안을 수락할 것인가? 나는 망설였다. 그렇게 사는 것이 진정으로 행복할까 고민했다. 나는 성공이란 결과가 아니라 그 과정이 의미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사이먼 사이넥은 사랑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있다고 한다. 리더십도 마찬가지다. 어떤 특정한 행동이 아니라 내가 보여주었던 연속적인 일련의 양상들이 그 사람을 리더로 만든다. 그는 결국 끈기, 꾸준함, 일관됨을 말한다. 랄프 왈도 애머슨 역시 유사한 말을 한다. 내가 알고있는 지식은 달력 어느 날짜 한 곳에 위치한 게 아니라 달력 사이사이 무수히 많은 빈 공간에서 탄생한 것이다.
맞다. 하지만 이 모든 건 결과가 있었기에 가능한 말이다. 인간은 인풋을 넣으면 알고리즘 대로 움직이는 기계가 아니다. 어디로 튈 지 모르는 흙길의 탱탱볼이다. 결과가 있기에 과정이 있고, 과정이 있기에 결과가 있다. 이 둘을 구분할 수 있을까?
화산귀환에서 주인공은 화산파 수련생들에게 아주 기초적인 체력연습만 시킨다. 그들은 그 필요성에 대해 느끼지 못하며 화산파의 교관도 그러했다. 그동안 화산파는 가장 중요한 기초에 대해선 건너뛰고 바로 써먹을 수 있는 검술을 먼저 익히게 했었다. 그리고 비무대회가 열렸을 때 모두가 의심했던 훈련의 효과가 드러난다. 화산파 삼대제자들은 종남파 삼대제자를 압도한다. 대사형이 청명에게 어떻게 한 것이냐 묻자 그는 대답한다.
“무학이란 탑을 쌓는 것이다. 바닥이 얼마나 튼튼한지에 따라 얼마나 높은 탑을 쌓을 수 있는 지가 결정된다.” 뛰어난 재능을 가진이들,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이들, 성급한 이들, 존재가 아닌 소유하고자 하는 이들은 언제나 그 다음 단계로 빠르게 가면 더 높이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마치 실력은 없지만 빠르게 승급해 흰띠 실력에 검은 띠를 단 것과 마찬가지다.
“무학의 기본은 내 몸을 완벽하게 써서 상대를 정확하게 가격하는 것이다. 그 외에 것들은 그 근간에서 파생되어 변형된 것에 불과하다. 고수가 되기 위해선 화려한 검술, 엄청난 핏줄, 역사있는 가문의 비급 등이 아니라 흔들리지 않는 하체, 깔끔한 검로, 침착한 안력, 강한 일격을 날릴 수 있는 집중력이다. “
대사형이 묻는다. “그렇게 쉬운 일이면 왜 다른 문파는 그런 수련을 하지 않는 것이냐?” 청명은 대답한다. “하루 중 반을 공부하고 남는 시간은 몸가짐을 바르게 하며, 부모를 봉양하고, 약자를 기만하지 않고, 재물을 탐하지 않고, 친우를 진심으로 대하며, 나라에 충성하라고 살라고 하면 살 수 있는가?” 대사형은 그리 할 수 없다고 대답한다.
“왜 못하지? 그것만 지키면 군자가 되는데.”
군자가 되는 법을 모르는 이는 없다. 성공하는 법을 모르는 이 역시 없다. 하지만 아주 극소수의 인물만이 군자가 되고, 성공한다. 범인들은 알고 있음에도 행하지 못 한다. 그렇게 많은 선인들이 꾸준함과 노력을 강조하는 것은 아무도 그렇게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가 인간이고, 인간은 그렇게 하지 못한다. 그리고 그 불가능한 것을 해냈을 때 비로소 성공한다.
불과 며칠만에 이것들의 대한 정보가 머리에 들어왔다. 마치 세상이 나에게 어떤 속삭임을 건네듯이 우연하게. 그리고 첫 질문을 생각했다. 나는 악마의 제안을 받아들일 것인가? 그가 말하는 것은 성공의 방법이다. 나도 그것을 알고있고 그렇게만 하면 된다. 하지만 모든 문제는 보장이 없다는 점이다.
이게 될 거라는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그것을 위해, 그것도 굉장히 보잘것 없어 보이는 것에 평생을 바칠 수 있는가? 앤드류 카네기는 무보수로 20년간 일할 수 있다면 성공한다고 했다. 그저 “20년간 공짜로 일할래?”에 “예”라고 대답하는 것 이상으로 실제로 그렇게 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현실과 이상은 매우 다르다. 그렇다고 대답하는 것 이상으로 실제로 그렇게 할 수 있는가?
내가 생각한 방법은 성공을 보장하는 것이다. 성공이 보장되어 있다고 믿는 것이다. 그리고 과정의 의미를 믿는 것이다. 남들은 화려한 검술과 휘황찬란한 무공을 익힐 동안 나는 스쿼트와 암벽등반을 한다. 남과 똑같이 살면서 다른 미래를 꿈꾸는 것은 정신병이다. 오직 나에게만 집중하자.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고, 어떻게 하고 있으며, 왜 하고 있는가를 생각해라. 결국 돌고돌아 제자리로 보이지만 이는 지체적 성장이다. 성공은 보장되어 있다. 나는 악마의 제안을 수락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