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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과 실전문제

작성 2022.08.23분류 글주제 개인과 성장

우리는 “나처럼 해봐”라고 말하는 사람에겐 아무것도 배울 수 없다. “나와 함께 해보자.”라고 말하는 사람만이 우리의 스승이 될 수 있다. - 류시화

좋은 말이고 아주 직관적이다. 이건 심리에 관한 것이다. 나처럼 해봐라고 말하면 큰 반감을 일으킨다. 애초에 상대가 나를 스승, 더 높은 사람 등으로 생각하지 않은 상태이니, 나에 대한 상대의 존경이 없으니 나처럼 해봐는 도움이 못 된다. (물론 위대한 사람의 나처럼 해봐는 설득력이 있다. 이미 행동으로 보여줬기 때문이다.) 또한 이는 겸손과도 상충된다. 나처럼 해보라는 것은 내가 정답이라는 말이다. 나는 나와 함께 해보자라고 말하는 사람이 더 겸손하게 멋있게 보인다.

이 문구는 꽤나 오래전에 썼던 것이고 큰 인상을 받아 내 행동에도 영향을 주었다. 난 실제로 나처럼 해봐라고 말하는 것을 참고 나와 함께 해보자라고 자주 말한다. 하지만 이 마저도 결코 충분하지 않다. 습관적으로 나처럼 해봐가 나온다. 어제도 이 문제 때문에 트러블이 있었다. 내 말투가 마치 “내가 정답이고, 넌 내말을 따라야 해”라고 말하는 것처럼 들린다고 했다. 나는 분명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째서 행동하지 못하는 걸까?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은 마치 수학 공식과 실전 문제 풀이의 관계와 같다. 개념원리를 보고 공식들을 보고, 이해하고, 암기한다. 하지만 막상 문제 앞에선 머리가 하얘진다. 분명히 공식에서는 더하기를 말했는데 문제에선 곱하기가 나온다. 곱하기의 원리는 더하는 게 맞지만 정말이지 어렵기만 하다. 내가 그와 관련된 공식을 빠삭하게 알고있다고 하여 모든 문제를 보자마자 풀어버리기는 힘들다. 아는 것과 아는 것을 응용하는 것은 다르다.

나처럼 해봐와 나와 함께 해보자는 공식으로는 명확한 차이를 보이지만 일상생활에서는 항상 그렇게 단순하진 않다. 아무리 돌파구를 찾아봐도 나처럼 해봐가 더 적절한 답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표현도 나처럼 해봐라는 직설적인 표현이 아니라 은유적으로 표현되어 내 의도와 달리 상대는 그렇게 느낄 수도 있다.

오답노트를 만드는 게 좋다. 내가 이렇게 행동하면 상대는 저렇게 느끼는구나. 라는 실패를 통해 배우는 자세가 중요하다. 내가 아는 것이 실생활에선 어떻게 변형되어, 어떻게 쓰이고,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자.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의 차이는 이 간극을 줄이는 시도를 끊임없이 하는 것이다. 알자마자 완벽하게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도 있겠지만 적어도 난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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