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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되겠지

작성 2022.05.17분류 글주제 인간과 삶

타인의 문제는 냉정한 시각으로 깔끔하게 해결해주지만 자신의 일은 한 치 앞도 못보는 장님처럼 더듬거리는 건 모든 사람의 특성인 듯하다. 자신의 일에 있어서는 객관적이기 힘들기 때문이다. 타인의 일은 꼭 잘해야 한다는 압박이 없으니 의도없이 조언이 가능하다. 그러니 답답한 상황에서도 쉽게 명쾌한 해답이 나온다. 그러나 그것이 자신의 일이 된다면 잘 해야한다라든가 하는 강박이 생긴다. 시야는 급격히 좁아지고, 호흡은 가빠진다. 의도가 담겼으니 힘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모든 운동이든 힘이 들어가면 자세가 무너진다. 축구, 농구, 야구 등 구기종목을 포함하여 복식, 주짓수 등 격투기 등도 마찬가지다. 심리적 유연성이 없다면 각목인형처럼 몸도 뻣뻣해진다. 운동을 잘하는 사람들을 유심히 보면 그들은 아주 유연하다. 동작과 동작의 연결은 매끄럽고 다음 행동이 반사적으로 이어진다. 긴장은 줄이고 편안한 마음가짐을 유지한다. 사실 운동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종목에서 유연성은 중요하다. 경직된 사고는 경직된 신체를 부른다. 그런 상황에선 모든 행동이 어색해보이기 마련이다.

유연성은 의도하지 않는 것에서 나온다. 테니스를 칠 때 다음 동작을 머리속에서 계산하여 의도적으로 움직인다면 절대 부드러운 자세가 안나온다. 생각하지 않고도 동작이 나올만큼 연습이 되었을 때 정확하고 부드러운 스윙이 가능하다. 타인에 문제에 관해선 우린 매우 유연하다. 그것이 잘 안되도 내 탓이라는 책임의식이 결여돼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무책임한 태도가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꾼다. 내 삶에도 가끔 무책임해야 할 때가 필요하다. 삶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은 경직된 사고를 유발하고 필연적으로 의도가 담긴다. 그만큼 유연성은 줄어들게 된다.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을 때, 내 친구가 이 문제로 나에게 상담을 원한다면 내가 뭐라고 할 지 생각해보라는 조언을 들었다. 내 친구가 예술과 현실사이에서 고민한다면 난 뭐라고 할까. 정말 원하는 걸 하라고 할 것이다. 인생은 짧고, 싫어하는 것들로 삶을 채우기엔 너무나 아깝다고 말할 것이다. “ We all have two lives the second begins when we realize we have only one”라는 어구를 말해줄 것이다. 고민은 쉽게 해결됐다. 나는 내가 원하는 걸 해야한다.

내가 자주하는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말은 이러한 생각을 습관하기 위한 시도이다. 슬빈이에게 ‘빗속에서 춤추기’라는 말을 배웠다. 멋진 말이다. 인생은 어떻게든 흘러갈 것이다. 비가 내린다면 그 속에서 춤을 추면 그만이다. 살아있음은 너무나 큰 축복이 아닌가. 이 세상과, 내 삶과, 살아있고 죽어있는 모든 것에 감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책임에서 벗어나 유연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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