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
2020년 8월 무더운 여름날, 도로 위 피어오르는 아지랑이가 신발을 뜨겁게 달군다. 한 걸음, 한 걸음이 콧잔등을 타고 흐른다. 갓길에 피어난 꽃 하나와 시작된다.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카라 꽃을 쇄골에 심는다. 눈썹은 진하게 이글거리고, 꿈은 넓직이 펼쳐졌다. 파도 속에서 바라왔던 내일이 떠오르는 것 같다.
본격적으로 새 삶을 준비한다. 절차는 생각보다 순조롭게 그러나 예상치 못한 걸림돌들을 남기며 진행된다. 남는 이는 응원과 부러운 눈빛을, 떠나는 이는 후련함과 미묘한 회환을 서로에게 남긴다. 모진 반대에 부딪쳤지만 잘 이겨냈다. 스스로가 자랑스럽다. 남들이 할 수 없는 선택을 했다는 우월감에 촉촉해진다. 얼마나 큰 별이 될 수 있을 지 기대한다.
모든 게 잘 풀릴줄만 알았던 기대와는 달리 어느 것 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다. 두려움과 불안이 몰려온다. 준비 부족과 미흡함에 맞서 싸워야 한다. 스스로조차도 감당할 수 없는 감정의 홍수에 모두들 다가와 한 컵 추가한다. 어떤 이들은 비를 내리게 하기도 한다. 발목을 적셔왔던 것들이 정신 차려보면 턱밑까지 와있다.
성급함이 원인이었던 문제들을 하나둘씩 수습해가던 중 올 것이 와버렸다. 그간 쌓아왔던 불만이 절정을 맞이한다. 너도 나도 온전치 못하기에 서로를 향해 터트린다. 그제서야 깨달았다. 문제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을, 이 소설의 주제를. 나를 완성해 가는 서사들은 이렇게 흘러왔다. 이제 내가 맞이할 것은 결말인가, 아니면 아직 끝을 찍지 못한 변곡점인가. 이제는 이야기의 막을 내리고 또 다른 발단을 찾고 싶다. 24년 인생을 살며 수 많은 이야기를 써왔구나, 그 안에 저마다의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이 있었구나. 미소가 지어진다. 삶이 다시 재밌어지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