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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2: 세계와 타협과 투쟁

작성 2022.04.06분류 글주제 예술과 철학

세상의 원리는 내가 믿는 대로 사실이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내가 자유롭다 느낀다면 실제로 자유로워 진다는 명제를 반대하진 않는다. 오히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그 점이다. 믿으면 사실이 된다는 주장은 ‘이현령, 비현령’식의 막무가내 논리가 아니다. 이는 올바른 믿음을 전제로 한다. 세계도 나와 동일한 끌림을 갖고 있기에 돌을 금으로 바꾸는 연금술은 불가능한 것이다. 돌은 돌로 존재하려는 아주 강력한 본질적 중력을 갖는다. 나의 중력이 아무리 강하더라도 이 본질적 중력을 바꿀 수는 없다. 세계와 나는 상호의존적인 관계로 상호합의된 끌림에 의해서만 중력이 작동할 수 있다.

온몸이 족쇄에 묶여 한 발자국도 마음대로 움직이는 못하는 상태에서 스스로 자유롭다고 느끼더라도 절대 자유로워질 수 없다. 그 족쇄를 인식하고 벗겨냈을 때 자유롭다고 느낄 수 있고, 그러면 자유로워진다. 세계와 타협되지 못하는 믿음은 자기합리화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가 자유를 추구하든, 추구하지 않든 우리는 자유를 얻은 적이 없다. 진짜 자유를 만끽한 적이 없기에 자유가 어떤 맛인지 모른다. 좁은 우리에 살던 고릴라를 동물원으로 옮겨줬다고 고릴라가 자유로워 졌다고 할 수 있을까? 그러나 자유로 향하는 길이 무엇인지는 여기서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나는 자신의 상태에 대한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인지와 세계와의 타협을 통한 믿음을 말하고 있다.

진정한 자유란 선택지의 확장이다. 바로 거부하는 경우의 수도 선택지로 넣는 것이 자유다.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모든 걸 거부하는 것이 자유가 아니다. 거부할 수 있는 선택지가 있다는 것을 고려하는 것이 자유다. 만약 A와 B 상황이 있을 때 선택지는 4가지라는 의미이다. A, B, 선택하지 않기, 선택하기를 거부하기. 선택하지 않는 것은 최악의 경우의 수다. 또한 내가 만든 게 아니라 A, B가 주어졌을 때 오로지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것이 어떻게 온전한 내 선택이라고 할 수 있을까? 선택하기를 거부하는 것은 C의 선택지다.

나는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를 자유라 생각한다. 인간은 왜 자유롭지 못하나, 나는 왜 자유롭지 못하나, 자유는 어떻게 얻어지나, 애초에 자유란 무엇인가. 숱한 고민들이 있었지만 기본 전제 자체가 틀렸기에 이 물음들은 해결될 수 없었다. 자유는 천부적인 권리가 아니며 세계와 타협하려는 투쟁과 분투의 산물이다. 돌을 금으로 바꿀 수 없는 것처럼, 자유롭다고 느낀다고 무조건적으로 자유로워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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