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 경험하기
사람들은 대체로 메타인지가 낮고 자기객관화가 안 되기에 스스로에 대한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가득하다. 자기가 어디까지 갈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모르기에 그저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두루뭉실한 느낌으로 결정한다. 자신의 한계를 경험해보지 못 한 사람은 자신은 다를 것이며, 다 해낼 수 있을 것이라 믿지만 현실은 그렇게 꿈같지만은 않다.
자신의 한계까지 가 본 사람은 자신의 능력이 어디까지인지 명확히 알고, 끝을 알기에 그 이상 도전해 볼 수 있는 의지가 생긴다. 해사에서의 4년이 큰 도움이 되었다. 4년간의 경험 동안 나의 한계를 겪었던 일이 많다. 난 내 생각만큼 그렇게 강하지 않고, 내가 믿는 만큼의 의지력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난 어느정도 속도로 얼마까지 달릴 수 있음을 알게 됐고, 언제 멈추고 쉬어야 할지 알고 있다.
극한 경험의 장점은 이뿐만 아니다. 고통에 대한 역치가 높아진다. 고통은 점점 익숙해지고, 그에 적응하기에 역치를 넘지 못하는 고통에 대해서는 태연하게 반응하게 된다. 행정보좌관 이후 웬만큼 바쁜 건 바쁘다는 생각도 안 들었다. 코로나로 겪은 2년간의 생활 이후 타인과 같이 산다는 것이 큰 스트레스로 다가오지 않는다. 여러차례의 강도 높은 육체적 훈련, 국토대장정 등을 통해 고통을 느끼는 기준이 올라갔다.
해사는 내게 어떤 상황과 환경에서도 적응하여 이겨내고 발전할 수 있는 내적인 견고함을 길러주었다. 나는 그곳에서 고기잡는 법을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