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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는 아침 6시다

작성 2022.03.18분류 글주제 인간과 삶

아침 6시는 아직 동이 트지 않은 시간이다. 주홍색 안개가 지난 새벽에 정적을 깨뜨린다. 소란스러운 핸드폰 알람소리가 정신없이 내 귀를 때리는데, 욕심 많은 손은 나도 모르게 취소 버튼을 누른다. 시간만 확인 후 다시 잠에 들기를 반복한다. 가까스로 정신을 끄집어내 일어났을 땐 왜 더 빨리 일어나지 못 했는지 나 스스로가 원망스럽다. 남들은 다 6시, 빠르면 5시, 4시에도 일어난다. 나만 너무 늦은 것 같아 허겁지겁 준비하려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답답함과 불안함이 용솟음 친다.


나만 늦은 건가?

뒤쳐졌다는 자책 섞인 한탄이 매일매일 반복된다. 아침 6시에 세상은 내게 밝은 햇살을 비춰 어서 침대 밖으로 나오라 소리치는데, 오늘도 난 이불을 걷어내기가 무섭기만 하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를 되내인다. 바깥 세상은 춥고, 위험한 것들 투성이다. 친구는 늘 4시 반에 일어난디고 한다. 그가 대단하다. 나는 절대 저렇게 못 할 것 같다. 그래도 정신을 가다듬고, 오늘은 어떻게든 일찍 일어나려 발버둥친다. 6시에 일어나지 못 한 나는 오늘도 어김없이 자기혐오에 빠진다. 알람을 10개나 맞춰놓고, 일찍 잠들기 위해 따뜻한 우유도 마셨다. 나는 어쩔 수 없는 사람일까.

모든 사람들은 잠을 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한다. 누군가는 새벽에 눈을 뜨고, 누군가는 정오가 지나서야 눈을 떠 늦은 점심을 먹기도 한다. 나는 잠자는 시간이 너무 좋다. 안락한 침대에 누워 실현되지 못할 망상들을 헤엄치며 킥킥대다가 스르륵 잠들어, 몸이 회복되고, 기억이 저장되고, 머리가 맑아지는 감각이 좋다. 하지만 최근엔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강박이 머리를 채운다. 이불 밖으로 나오지 못하면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6시에 일어나야 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만연하다. 내가 그토록 좋아하는 잠자는 시간이 더 이상 즐겁지 않다. 심장은 무섭도록 두근대고,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6시도 너무 늦은 건가. 남들은 더 일찍 일어나는 것 같은데.', '난 왜이렇게 일찍 일어나는 게 힘들까.' 등 불안에 잠겨 겨우겨우 잠에든다. 잠을 즐기던 나는 이제 없다. 이른 기상에 대한 열망으로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이 되었다.


초조해 하지말자.

조금 늦게 7시 8시에 심지어 10시에 일어나도 아직 오전이다. 아니, 12시가 넘어서 일어나도 행복하게 잘 사는 사람도 세상에는 너무나 많다. 세상에 일어나기 늦은 시간이란 없다. 그저 남들보다 조금 늦게 일어났을 뿐이지 아직 이른 시간이다. 내게 남은 하루는 여전히 길다. "어서 일어나! 지금 일어나도 늦었다고. 일찍 일어나지 않으면 넌 루저야!" 세상이 내게 지르는 고함은 가뿐히 무시하자.

20대는 방황하는 시기다. 많이 방황할수록 많이 성장한다. "인간은 노력하는 동안에는 방황하는 법"이라는 괴테의 말을 기억하자. 나는 아직 늦지 않았다. 인생을 길고, 삶은 아름답고, 세상은 넓다. 너무 오래 슬픔에 빠져있기엔 세상은 너무나 찬란하다.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강박에 잠자는 기쁨을 놓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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